백야행에 대한 글을 오래전부터 쓰려고 했지만, 오늘에서야 쓰게 되네요.
휴일이라 정리를 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키보드를 잡아봅니다.
한마디로 뭐라고 쓸지 어떤 방향으로 쓸지 아직 정리가 안되었다는 이야기죠. 쓰면서 하나하나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_-;
먼저, 히가시노 게이고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제 입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2nd 작가들 중에 한명입니다.
무슨 이야기인가하면, 1st 작가들의 책 중 읽을 것이 없을때 손이 가는 작가라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1st 작가들은 이사카 코타로나 온다 리쿠, 움베르토 에코 등이 있습니다.
그 중 히가시노 게이고는 조금 특별합니다. 위의 경우처럼 그의 책에 손이 가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경우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때입니다.
백야행도 그렇게 접하게 되었습니다(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드라마나 영화는 꽤 많습니다).
드라마가 나오고 소설에 관심을 보이고, 영화가 나오고, 소설을 읽고, 드라마 보다가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완결까지 보는 이 과정이 꽤 길었기 때문에 먼가 기록으로 남겨 놓아야지...하면서도
이 백야행이란 놈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글쓸 의욕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미 책이나 영화 또는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이상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짜증이 나는 건 드라마입니다. 차츰 이야기
하도록 하죠.
우선, 책의 간단한 내용입니다.
1) 남, 여 주인공이 있다. 2)첫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3) 그 후 두사람 모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잘 살아간다. 4) 남자 주인공이 죽는다.
이게 전부입니다. 중요한 부분은 3번의 '나름대로의 방법'이겠죠.
추리소설 작가의 책이다보니 '나름대로의 방법'이란 것이 사기나 살인으로 이루어지는 범죄로 진행됩니다.
일 진행이 시원시원합니다. 그냥 살다가 방해되면 자연스럽게 처리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이 죽을때, 형사가 여자 주인공에게 누구냐고 물었을때,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하는 부분입니다. 그후 여자 주인공은 당당하게 뒤돌아보지않고 사라집니다.
물론 아르바이트 채용은 점장의 일이라고 하는 부분이 조금 사족인 것도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어떨까요?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당당하지 못하고 너무 놀라며, 옆의 딸(재혼남의 딸)이 아는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그때, 형사는 정말 모르겠냐고 다그칩니다. 조금 윗세대 어른의 입장으로 말을 조금 많이 합니다.
그나마 여주인공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고 사라지는 건 마음에 듭니다.
그럼 드라마는? 아쉽게도 드라마에는 이런 대화가 없습니다. 그냥 죽어가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이름을 부르면서 가라고 합니다.
이게 다입니다. 형사도 멀리 육교위에 있고, 여주인공도 꽤 망설이다가 뒤돌아 갑니다.
말이 나온 김에 세가지에 대해 조금 더 비교해보면,
책에서는 두사람의 관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추측만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가령 여주인공에게 무엇이 필요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그 실마리는 남자주인공 쪽에 있는 것처럼 표현되어있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사건을 계속 파해치면서 결국은 조금씩 관계가 들어나긴 하는데, 정확한 물증은 없는 상황이죠.
영화는 조금 허술하다할까요? 우선 남자 주인공이 일하는 카페 근처에 여자 주인공이 자주 등장하고 심지어 서로의 집도 근처에 있습니다.
결국 이것때문에 여자주인공을 조사하던 비서실장과 남자주인공을 조사하던 형사가 만나서 극의 진행이 두사람에게 불리하게 됩니다.
드라마는 조금 더 심각합니다. 두사람은 수시로 만나고 가끔은 다른 사람과 함께일 때도 있습니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결정적인 것은 도서관 사서가 있고, 그 다음은 가위도 있습니다. 아직도 가위에 대한 여주인공의 초기 대응이 잘못된 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런 내용으로 계속 진행되다보니 마지막에 가서는 두사람이 아는 사이라는 것으로 진행이 됩니다.
이런 부분이 책을 제일 좋아하는 제가 그나마 영화를 2번째로 괜찮다고 보고 드라마를 제일 안좋게 보는 이유일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자 주인공은 성공을 향해 나아갑니다. 남자 주인공은 그 성공을 도와주면서 살아갑니다.
책에서는 남자주인공도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성공이란 신분상승입니다. 신분상승을 통해 여주인공은 친척의 양녀에서 재력가의 아들과 결혼, 다시 대기업을 책임지는 사람과 재혼하려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무대가 되는 자신의 디자인을 펼칠 수 있는 의류매장을 마련하게 됩니다.
여기서 다시 비교거리가 나옵니다. 재혼하려는 남자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이 재혼을 반대합니다.
여자 주인공이 벽을 만났으니 이제 늘 하던 것처럼 남자 주인공이 나서야 합니다.
남자 주인공은 그 딸을 강간(강간인지 미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하고 여자 주인공은 그 딸을 도와줍니다.
결정적으로 그날 밤에 여자 주인공이 알몸으로 그 딸의 방에 나타나서 어린 시절 자신이 당한 일을 공유하며 서로 가까워 집니다.
이 부분도 어느 정도 중요한 장면 같고, 영화에서도 잘 재현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 드라마는 어떨가요? 아쉽게도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재혼 자체를 안하기 때문이죠.
극의 흐름에서 재혼이 갖는 의미는 또 있습니다.
책에서는 재혼으로 인해 재혼 당사자의 사촌( 이사람은 여주인공의 대학 동아리의 선배입니다)이 탐정에게 조사를 의뢰합니다.
영화에서는 재혼 당사자가 비서실장을 통해 조사를 하게 하죠.
실제로 책과 영화에서는 두 주인공 모두 나름대로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만, 이 조사를 시작으로 과거가 들어나게 됩니다.
드라마는 재혼이 없기 때문에 조금 다릅니다. 사건이 계속 일어나게 되고 이 사건은 남,여 주인공들과 연관되게 됩니다.
첫번째 사건의 형사가 계속 연관되고 추적을 담당하죠. 심지어 형사를 그만두고 탐정으로서도 추적을 가담하게 됩니다.
두 주인공은 쉴 틈이 없습니다. 계속 범죄를 저지르고 계속 추적을 피하는 수밖에요.
재혼이 없는 것에 대한 또다른 문제는 최종목표인 신분상승이 없다는 겁니다.
드라마는 사실상 초기 여주인공을 통해 신분상승을 목표로 한다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책과 영화가 그런 부분이 부족합니다. 그런데도 책과 영화는 신분상승에 성공하는데,
드라마는 어느 순간부터 여자 주인공이 신분상승보다는 남자 주인공과의 행복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남자 주인공이 죽고 여자 주인공도 몰락하게 됩니다. 일종의 권선징악이랄까요?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지고 정리가 안되는군요. 드라마를 보면 짜증은 나는데 왜 그런지 설명하기도 어렵고...
그냥 마지막으로 적고 싶은데로 적어볼까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점이 위에도 얘기했지만, 마지막에 당당하게 사라지는 부분입니다. 영화도 비슷하죠.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적입니다. 단순범죄를 할 때도, 살인을 할 때도...
인간적으로 불안해하기도 하고 망설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헛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점이 책과 비교했을때 짜증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주인공들이 냉철하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는 이런 부분에서 너무 다르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실제 인간들이라면 당연히 드라마속 주인공들처럼 행동하는 것이 맞게지만요.
드라마의 감독이 주인공들의 실제 행동이나 생각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꽤 잘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제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네요.
뭐 이렇게 길게 썼어도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습니다.
- 영's 무책임 발언
P.S. 비교를 위해 조금은 실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